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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레터] 리버마켓 위버 ′니얼굴′ 정은혜 작가의 행복한 블루스
2022-06-15

요즘 '한지민 언니'로 통하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한지민(영옥 역) 언니로 나온 다운증후군 배우 정은혜(영희 역) 씨인데요. 리버마켓에서 6년 전부터 ‘니얼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실제 작가라는 사실 아셨나요? 사실 이미 이쪽 업계(?)에서는 꽤 인기 있는 캐리커처 작가입니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4천 명이 넘는 사람들의 캐리커처를 완성해서 전시회도 여러 번 개최했습니다.

 



(드라마에 나온 은혜씨 그림)

그런데 이번에 드라마를 통해 더욱 유명해진, 연기까지 잘해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 그녀가 다시 리버마켓으로 돌아온다고 하니, 벌써부터 문호리에도 설레는 블루스 바람이 부는 것 같습니다.

 



(리버마켓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정은혜 작가)

“외로울 때마다 그렸지. 영옥이가 보고 싶을 때마다 그렸지.”
–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중에서 영희의 대사

은혜 씨 어머니는 그림 그리는 작가입니다. 드라마에서 은혜 씨가 연기한 영희도 화가였던 부모님을 닮아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얼마나 외로우면, 대체 얼마나 보고 싶으면 발달 장애가 있는 사람이 저렇게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 걸까.’ 드라마 속에서 영희가 그림을 잘 그리게 된 것에 대해 동생 영옥은 이런 말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영희가 아닌 은혜 씨의 마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언어로는 조금 서툴지 모르지만, 그녀의 마음을, 사랑을 그림에 담아 말하게 된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은혜 작가의 그림은 밝고 따뜻합니다. 본인을 꼭 닮아 있습니다. 그녀의 그림은 발달장애인이 그려서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그림 자체로 의미가 있고, 감동을 주고, 예술적 가치가 충분합니다.

 



(은혜씨가 그려드리는 손님들 : 은혜씨 유튜브 채널 ′니얼굴 은혜씨′ 캡처)
 


(은혜씨가 그려드리는 손님들 : 노희경 작가님)
 


(은혜씨가 그려드리는 손님들 : 최근 작품)

은혜 작가도 다른 장애인들처럼 스무 살이 됐을 때 시설에서 나와 집에만 있게 되며 마음의 병이 더 깊어졌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24살이 되었을 때, 엄마의 화실에서 그려본 그림이 어떤 외로움과 답답함의 돌파구가 된 것입니다.

“처음에 은혜가 그린 그림을 보고 전율이 왔어요. 충격이었죠. 사실 저 정도면 장애가 있는 딸을 편견 없이 잘 키우고 있는 엄마라고 자부했는데, 은혜가 그린 그림을 보고 결국 저 역시도 은혜를 장애인으로만 보고 있었음을 깨달았죠. 제가 그림 그리는 사람인데 은혜가 스무 살이 넘도록 그림을 잘 그릴 거라는 기대조차 하지 못했으니까요.
- 은혜 어머니 장차현실 작가 인터뷰 중

 



(엄마와 은혜 작가가 함께 있는 사진)

참 이상하죠. 우리는 은혜 씨에게 장애가 있음을 먼저 봅니다. 그런데 은혜 씨는 다릅니다. 어떤 사람에게 서든지 ‘예쁨’을 먼저 봅니다. 그래서 예쁘게 그려 달라는 이들에게 원래 예쁘다고, 안 예쁜 얼굴은 없다고 말해 줍니다. 그렇게 사람마다의 개성을 찾아내 그녀만의 스타일로 작품을 멋지게 완성시킵니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그녀에게서 배우게 됩니다.
 

비록 다운증후군이라는 장애가 있지만, 그녀의 그림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녀 자신이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의 병을 치유 받았던 것처럼, 이제는 그녀의 그림을 통해 많은 이들이 위로를 받고, 즐거움을 얻습니다.
 

그녀는 그림으로 우리에게 말합니다. ‘니얼굴’은 충분히 예쁘고 아름답다고.
 



(그림 그리는 모습)
 


(리버마켓 ′니얼굴′ 부스)

리버마켓은 은혜 씨가 캐리커처 작가로서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 공간입니다.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행복한 추억을 쌓았습니다. 그 여정을 생생하게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곧 개봉됩니다. 은혜 작가의 위버 활동명이기도 한 ‘니얼굴’이라는 제목으로 곧 만날 수 있습니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공식 초청작, 제18회 서울환경영화제 한국환경영화부문 우수상 수상을 통해 작품성까지 인정받았습니다.
 



영화 포스터 ㅣ 제공 : (주)영화사 진진

슬프지 않지만 마음이 촉촉해지는, 가르치지 않지만 배울 게 많은 영화, “니얼굴”. 보러 가실래요?
 

그리고 은혜 씨가 그린 ‘내얼굴’을 갖고 싶지만 리버마켓까지 오시기 힘든 분들을 위한 희소식. 은혜 씨가 처음으로 온라인에 작업실을 차렸으니 구경하러 오실래요?

6월16일부터 매주 목요일, 은혜씨가 얼굴을 그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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